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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파랑.

[후기] 2024 윤하 연말 콘서트 〈GROWTH THEORY〉 - 부산 본문

💙/일지

[후기] 2024 윤하 연말 콘서트 〈GROWTH THEORY〉 - 부산

486nm 2026. 2. 5. 01:00
DATE
QUOTE <𝔾𝕣𝕠𝕨𝕥𝕙 𝕋𝕙𝕖𝕠𝕣𝕪> 부산콘서트 후기

Intro

아침에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출발해 점심즈음 부산역에 도착했다. 부산은 차행, 벡스코는 초행이었기에, 일단 길부터 봐둬야겠다 싶어 밥이고 뭐고 일단 목적지로 향했다. 서면에서 1호선→2호선 환승로를 못 찾아 일어난 교통비 두배 이벤트도 있었다. (부산 지하철 왤케 비싸지,,,1,600원이라니)

어찌저찌 벡스코에 도착하니 세 얼굴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콘서트 포스터는 파란 하늘과 하늘이 비친 통유리창 때문에 더 시원하고 예뻐보였다. 그 아래로 ‘여기로 들어오면 돼, 부산 그띠콘에 온 걸 환영해!’ 라고 하는 것 같은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와서 그런지 현수막쪽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없었다. 포토존에는 햇빛이 한줄기 비춰지고 있었는데, 황무지같은 사진 배경과 꽤나 찰떡이었다.

 

 

혼자 여기저기 움직이기도 뭣해서 벡스코 지하 식당에서 간단하게 돈가스를 먹었다. 아주머니들의 부산 사투리를 듣는데 재밌으면서도 왜인지 살짝 무서웠다. 배부르게 먹고 주변 스타벅스로 옮겨 미뤄뒀던 리팩 독후감을 썼다.

입장이 4시부터일 줄 알고 3시쯤 돌아왔는데, 5시 입장이어서 꽤 오래 어슬렁거렸다. 옆에 다른 홀에서 음악 행사를 하고 있어 조금씩 구경하며 시간을 보내다 공연장에 입장했다.

콘서트 외엔 아무런 계획 없이 왔더니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이 많았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된다면 이것저것 찾아보고 와서 맛있는것도 찾아 먹고, 바다구경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센텀시티나 주변 건물 구경은 무지하게 했다. 예쁘고 멋진 건물들이 많았고, 해질녘쯤 건물들 사이로 보이는 노을도 장관이었다.

~공연장 입장~

 

 

 


1부

부산콘서트에서는 사진이나 영상을 안 찍고 귀에 잘 담아 가려고 했다. 어차피 사진과 영상은 누군가 잘 찍어 올려줄 것이고, 내 핸드폰은 이 공간의 소리와 분위기를 담지 못한다는 생각이었다. 스크린에 나오는 영상과 함께 음악에 집중해봤다.

맹그로브-죽음의 나선

드라이아이스가 깔리며 어두워진 공연장에 스포트라이트가 켜지며 소녀 역을 맡은 윤하님이 등장했다. 동시에 심장이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퀘이사-케이프 혼-은화

부산에 퀘이사호가 같이 오지 못해 아쉽다는 멘트를 하셨다. 하지만 스크린 너머 커다란 퀘이사호가 모습을 드러냈는걸요, 퀘이사호를 만나 대화하고, 이름을 붙여주는 내용이라 스토리를 함께하는 느낌이었다. 입체감이 없는 2D 애니메이션이었지만 커다란 퀘이사호 옆에서 신나게 이야기하는 소녀의 모습이 연출된 것 같았다.

리패키지 앨범 스토리를 읽으면서 했던 다짐이 하나 있다. 케이프 혼 무대 할 때 혼곶에 소녀와 퀘이사호를 밀어넣은 스토리 작가 째려보기…였는데, 작가가 소녀역할을 하고 있어 시도조차 못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눈앞에서 경례하며 혼곶으로의 항해를 시작하는 소녀를, 그 결심을 복잡한 감정으로 응원하는 것 뿐이었다.

서울콘서트에서는 춤추는 무대는 뒷모습만 봤었어서 조금 아쉬웠었다. 이번에는 앞에 앉은 분 키가 꽤 커서 무대 왼쪽-중앙이 안 보이는 이슈가 있었지만 스크린으로 윤하님의 모습을 잘 잡아주시기도 했고, 댄서분들이 꾸미시는 무대 동선 모습을 정면에서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로켓방정식의 저주

로켓방정식의 저주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놀리시는데, 그 표정과 말투에 의미를 아는 나까지 놀림받는 느낌이었다. 올해의 마지막 스케줄이라 많이 신나신 것 같았다. 무대를 하며 “작은 팔을 위로 드는 건” 가사에 맞춰 손을 위로 올리실 때 단차만 있었다면 번쩍 같이 들었을 것이다. 차근차근 해나가는게 바보같은게 아니라는 말을 전하고 싶으셨다는 말을 듣고 내가 이 곡에 담긴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구나 싶어 미안해졌다. 이 곡은 발매된 후 약 3달간 게으른 나 자신을 채찍질하고 혼내는 용도로 쓰며 노동요로 그렇게 많이 들었는데도 그 따뜻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니.

태양물고기-포인트 니모-코리올리 힘

깁슨 기타가 올라오고, 무대 리프트가 올라가며 드디어 눈에 윤하님이 들어왔다. 파란색 기타를 맨 윤하님 모습이 참 멋있어 보였다. 한해동안 성장한 자기 자신을 대견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 참 부럽기도 하고, 나에겐 그게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했다.

포인트니모 무대 때는 24년 1년간 20주년을 맞아 고생하신 윤하님께 “수고했다, 참” 을 열심히 외쳐주었다. 감상 중에 언젠가부터 눈이 뜨거워지더니 눈앞이 흐려지고, 눈물이 흘러내렸다. 리패키지 앨범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 이 곡을 듣고 운다는 글을 보고 이해하지 못했었고, 서울콘서트에서도 울지 않았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다른 곡에서만 울 줄 알았는데, 생각도 못한 부분에서 수도꼭지마냥 눈물을 쏟아내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포인트 니모 무대를 할 때 ‘내 삶 1회찬 나고, 네 삶 1회차는 너일 이유가 있을 테니까’ 부분에서 하시는 제스쳐를 좋아한다. 남을 위한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살라고 응원받는 것 같아서인 것 같다. 여기서부터 울컥하며 눈물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 …진짜 왜 울었지…
    나는 10년 넘게 변하지 않는 T였다. 그것도 대문자 T의 삶을 살아왔었다고 자부한다. 서울콘서트에서는 울지 않았던 부분이었는데 그때와 다른 점이 대체 뭐길래 날 울게 만들었나 생각해봤다.
    1. 연말
    1. 올해만 20번의 공연을 올린 공연자의 올해 마지막 공연
    1. [구름의 그림자] 스토리를 알고 있는 뇌
    1.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 상황
    1. …등등 개인적인 일들
    1번이 주된 이유일 듯 하지만 여러 요인들이 겹쳐져 말랑해진 상태가 되지 않았나 싶다. 뭐,,,한번 시원하게 울어버리는것도 필요하니깐…

코리올리 힘 무대 때 뒤의 영상이 너무 내 취향이라 처음으로 카메라를 들었다. 기록만 해가야지 하며 대충 찍고 넣었는데 콘서트 끝나고 다시 확인해보니 초점이 앞사람 머리에 맞춰져 있었다. 그렇게 스크린도, 멋지게 기타 연주를 하고 있는 윤하님도 못 담은 이도저도 아닌 사진이 되었다…

(무대 뒤 스크린까지 잘 찍힌 사진이나 영상 찾습니다…)

+코리올리 힘 음원에서 나오는 특유의 건조한 목소리를 좋아하는데, 이걸 라이브로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시나리오랑 자우림 김윤아님의 어른미를 갖고 싶으신…너무나 귀여운 윤하님…응원합니다…예…근데 님 너무 귀여워요… 밴드곡 입문을 자우림분들 노래로 했었는데 멘트에 나와서 반가웠었다.

포인트니모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설명 할 때마다 객석이 멀어진다 느낀다 하셨지만 그걸 견뎌야 왜 이 해석이 나왔는지, 어떤 생각으로 곡을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문과분들은 힘들 수도 있겠지 싶지만 이과인 나에게는 이 개념으로부터 어떤 상상이 나왔는지 듣고 놀라워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그러니 앞으로도 설명 많이 해주세요 많이많이 자세하게…그래야 다들 과학의 재미를 알지…수학이 좀 그래서 그렇지 과학만큼 흥미로운 분야가 어디있습니까)

라이프리뷰-구름의 그림자-새녘바람

라이프리뷰 시작하기 전에 천국에서 만나자 이야기하며 웃음이 터지시고, 나도 그랬어서 포인트 니모를 들으며 올라왔던 감정이 조금 내려간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세 곡을 연달아 들을 때 눈물이 안 나는 사람이 있을까? …있긴 하겠지만 나에겐 처음 들었을 때부터, 서울에서도, 부산에서도, 지금까지도 쭉 눈물버튼이다.

라이프리뷰 스크린 영상은 진짜 사람 울리려고 마음먹고 만든 것 같았다. 검은 배경에 그 어떤 형태가 있는 것도 아닌, 몽환적인 모양과 색상이 떠올랐다. ‘주마등‘을 소재로 만든 노래를 들으며 보니 죽을때 저런게 눈앞에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흐물거리는 불빛들이 떠다니는데, 그 사이를 돌아다니며 따뜻한 기억들을 보러 다니는게 아닐까.

구름의 그림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울어버려서 어떤 영상이 떴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서울에서 이 무대를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했던건, 스크린에 윤하님 모습을 흑백으로 비춰주는게 진짜 미친 연출이라는 것이다. 그럴 일은 없으면 좋겠지만 은퇴 등의 이유로 윤하님을 만나지 못하게 되었을 때 제작될 영상을 미리 보는 것 같았다. ‘이제 만나지는 못하지만, 가수 윤하는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노래라는 형태로 함께할 것입니다…‘ 이런 나레이션이 머릿속에서 자동재생됐다. 안 그래도 라이프리뷰로 눈물이 나고 있는 상태였는데, 눈물이 수도관 터진듯이 줄줄 흘렀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 울고 싶었는데 멈출수가 없었다. 성인 된 후 밖에서 이렇게 울어본 건 처음이었는데, 조금 추했으려나…

새녘바람 무대는 서울에서는 뒷모습만 바라봤었는데, 부산에서는 윤하님과 함께 동이 트는 스크린을 바라보며 들을 수 있어 좋았다. 새녘바람도 스토리를 알기 전후의 감동이 다른 무대였다. 서울콘에서는 가사 그대로 받아들이기만 했다면, 이번엔 소녀가 지나온 모험들이 머릿속을 스쳐가며 고생했구나, 성장했구나 하는 마음으로 들었다.

 

 


2부

Black hole-No limit-Rock like stars-Rock like stars

1부의 소녀는 온데간데없고 락스타가 되어 돌아오셨다.

(…1부에서 그렇게 울려놓고 락으로 돌아오시면…)

텐션 시동걸기까지 시간이 걸리긴 했으나, 블랙홀과 노리밋을 거치며 마음속 락스피릿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그리고 락라스를 두번이나 하시길래 오늘 컨디션 다들 괜찮으신가 하는 생각을 했다.

살별-혜성-오르트구름-오르트구름

사람들이 무릎살별을 그렇게 좋아하던데, 나도 사랑하게 됐다. “나를 잊지 말줘줘ㅓㅓㅓㅓㅓㅓㅓㅓ어! 뜨!겁!게! 타!오!를!때!에! 네!곁!에! 있을게 에ㅔ에ㅔㅔㅔㅔ에!” 온 힘을 짜내 절규하시는데 왜 내 몸에도 힘이 들어가는지, 왜 같이 꿇고싶어지는지, 왜 내 앞에 공간이 없는건지. 맨 앞줄이었으면 진짜 꿇었을지도 모른다. 나중에 노래방에서 부를 때 일단 무릎부터 꿇고 볼 것 같다.

혜성에서는…부끄럽지만 응원법 까먹 이슈가 있었다. 박수 타이밍 잘못 잡아서 모두 응원봉 흔드는데 혼자 박수치고있었다.

오르트구름에서도 한번더가 나왔다. 체력 괜찮으시려나 걱정도 됐지만 나도 조금 힘들었기에 한번더를 차마 못 외쳤다. 그리고 진짜 한번 더 하시길래 체력 진짜 짱이시구나 싶었다. 당시엔 내 체력이 쓰레기인가 싶었는데

(맞긴 하지만)

, 수요일에 서울↔부산 당일치기하는 직장인이 1부에서 눈물 줄줄 흘리며 심력까지 다 소모해버린 후였으니 말린 오징어마냥 널려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 그래도 러닝이든 뭐든 운동을 해서 체력을 기르긴 해야겠지 싶다.

  • 오르트구름 또 하는 조건으로 후기를 거셨다…덕분에 처음으로 콘서트 후기라는걸 꽤나 본격적으로 써보고 있다.

    평소라면 sns에 어땠다 몇마디 쓰고 넘어갔을텐데, 공연 후기를 이렇게 길게 써보는건 처음이다. 문득 너무 쓸데없는 말까지 다 써내리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제와서 엎기엔 너무 멀리 온 것 같다. 그만큼 감동이 컸었고 최대한 기록하고 싶었다는 것이니 이번만 참아주시길. 앞으로 많이 읽고 또 많이 써보면서 적당히 중간지점을 찾아보겠다.

  • 육하원칙이랑 써달라고 했던 내용 위에서 안 쓴 것 같은데 간단하게 꾸겨넣어봤다.
    • 어떻게 봤는지: (솔직히 이건 지금 잘 쓰고 있는데…) 180도 공연으로 처음 들은 라이브와 음향이 너무 좋았다. 셋리스트가 사람을 울리고 웃기다가 또 울리고 다시 웃게 해서 참 이상한 경험을 했다.
    • 누구랑 왔고: 친구 꼬시는 데 실패해서 혼자 왔다. 다음 공연때는 꼭 끌고오는걸로…
    • 오기전에 뭘 먹었고: 아침으론 볶음밥을 해먹고 나왔고, 점심으론 벡스코 지하에서 돈가스를, 그리고 카페에서 아메리카노와 함께 베이글을 하나 먹었다. 부산 스벅도 제주도처럼 특화메뉴가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조금 아쉬웠다.
    • 어떻게 기다렸고: 점심을 먹고 스벅에서 그띠 독후감을 쓰다 벡스코로 돌아와 3홀에서 진행중이던 다른 공연 소리도 조금 보고, 사람구경도 하며 기다렸다. (지금 보니 독후감도 이 후기처럼 사족이 좀 많은,,,불필요한 말들 줄이고 매끄럽게 정리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굿즈는 뭘 샀고: 부산콘은 굿즈판매가 없었다. 대신 예약구매한 후드집업을 처음으로 입고 왔다. 손목 개복치가 진짜 하찮고 귀엽다.

캐롤

준호님이 준비한 선물…산타윤… 캐롤이 있을거라 예상은 했지만 생각지도 못한 방법으로 시작해서 놀랬다. (근데 이건 준호님이 아니라 윤하님이 주시는 선물 아닌ㄱ..큼..) 연말이고, 크리스마스 당일이었지만 자각을 못할만큼 그런 분위기를 못 느끼고 있었는데, 깜짝 선물로 올해 크리스마스 최고의 순간을 선사해주셨다.

26

이륙을 앞둔 윤하님께 잘 가라며 배웅을 하는 시간, 이제 진짜 끝나가는구나 싶어 아쉬워졌다. 무대를 누비며 신나게 안녀엉~ 하는 윤하님에게 속으로 안녕을 외치며 응원봉을 열심히 흔들어줬다.

 

2부 락 라인업 정말 재밌었다. 물론 1부때 너무 울어서 텐션 올리기가 살짝 힘들었지만, 그래도 락커 윤하님 너무 멋졌다. 윤하님이 무대를 사랑한다는게 느껴져서 더 신나게 놀 수 있었다. 다음 콘서트 때엔 체력을 챙겨와 더 진심으로 놀도록 하겠다.

 


앵콜

앵콜을 Hope로 외쳤는데, 떼창이 아닌 돌림노래가 되어버려 아쉬웠다. 무대 뒤에서 듣는 분들은 어떤 생각을 하셨으려나, 좀 웃겼을지도? 그띠 전곡의 메인 멜로디를 하나로 이어 편곡한 음악과 함께 스크린 영상이 쭉 흘러갔다. 이 편집버전은 콘서트용으로만 쓰기엔 아까울 정도로 너무 좋았고, 7집을 만드는 데 들어간 모두의 노력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Hope-사건의 지평선

신나게 달려나와 Hope를 부르시는 윤하님. 머리에 무슨 뿔을 달고 나왔나 싶었는데, 루돌프 뿔이었다. 메고 나온 인형가방도 그렇고 사람이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것이냐고요… 무대를 끝에서 끝까지 돌아다니며 팬들을 하나하나 눈으로 담으시다가 떼창 부분에서 울컥하시는데 나도 괜히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

그리고 사평선 인트로가 나오는데 소름이 돋았다. 역주행 신화를 만든 곡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윤하님과 팬들에게 많은 의미가 있는 곡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금 복잡했다. 뉴비인 나는 그 감동을 느끼지 못했었지만, 그 당시 모두가 느꼈던 감정과 감동이 어땠을까 상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앵앵콜

나는 계획이 있다-기특해

노래부르면서 춤추는 댄스가수 윤하님은 봐도봐도 신기하다. 날씨 선선해진 후로 한번씩 걸어서 퇴근하면서 노래를 불러보곤 하는데, 빠른 걸음만으로도 목소리 음정이 흔들리고 난리가 난다. 격한 춤을 추면서도 음정과 성량이 흔들리지 않는 걸 보고 정말 열심히 연습하고 준비하셨구나를 느낀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춤만 한번 따서 춰보면 재밌을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말이지 된다면…)

마지막 기특해 무대를 하면서는 진짜 신나보였다. 역시 퇴근은 모두에게 만병통치약인가. 이후로 일주일은 푹 쉰다고 하셨는데, 잘 쉬고 계시는지. “아싸 퇴근, 퇴근, 퇴근, 퇴근!” 하시며 폴짝폴짝 뛰고 즐기시는데 정말 행복해보였다.

그렇게 신나는 무대가 끝나고, 공연장을 나와 차를 타러 갈 때까지도 흥이 식지 않았다.

 

 


Outro

 

윤하님의 180도 무대는 부산콘에서 처음 봤는데, 360도 무대를 볼때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일단 음향은 차이가 있었다. 체조경기장에서는 소리가 모든 방향으로 퍼져야 하니 스케일보다는 전달을 먼저 생각한 느낌이었다면, 부산콘서트 음향은 한 방향만 신경쓰면 되다보니 꽤나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드럼, 베이스 등 리듬악기들이 특히 더 강조되고 크게 들렸다. 그러다보니 노래 시작할 때 깜짝깜짝 놀래기도 했다.

스크린도 엄청났다. 오늘 앞자리 분들이 키가 커서 가운데-왼쪽 무대는 거의 못 보다시피 했는데, 그래도 스크린에 대문짝만하게 잡아주셔서 문제 없이 감상할 수 있었다. 이번 연말콘 스크린들은 전체적으로 다 좋았다. 노래하는 윤하님 모습 위에 오버레이되는 영상이 노래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체조경기장과 다른 점은 이제 바닥 영상이 없다는 점과 퀘이사호가 영상 속에만 있다는 점이 살짝 아쉬웠지만 영상이 기가막히게 잘 만들어졌고 무대와도 찰떡이었다.

+ 스크린 사이로 보이던 기타세션분 좀 시강이었다. 모자쓰고 삘타서 연주하시는데 꽤나 멋졌다.

++ 드럼세션분…고생 많으셨습니다…서울콘 끝난 후로 셋리스트 곡들을 자세히 듣게 됐는데, 드럼한테 진짜 잔인한 곡들이 많다고 느꼈다.

+++ 그리고 조명감독님은 앞으로도 계속 무대를 함께 꾸며주셨으면 한다.

 

지금까지 여러번의 크리스마스를 지나왔지만, 이번처럼 콘서트로 채운 크리스마스는 처음이었다. 20번의 콘서트의 마지막을 함께할 수 있어, 그리고 올해의 마지막 공연을 볼 수 있어 행복했다. 24년 1년간 많이 울고 콘서트에서도 많이 울었는데도 산타님들이 선물을 주신 덕분에 마음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올해를 정리하고 신년 계획을 열심히 짜고 있다. 앞으로 힘들 때마다 소녀를 떠올리며, 그띠콘을 떠올리며, 휴일에 일하는 윤하님을 기억하면서 한번 더 일어날 힘을 내봐야겠다.

👋

우리, 더 성장한 모습으로 만나요!

 

드디어 후기가 끝났다 드디어 드디어..! 후기를 당일 서울 올라오는 기차에서 쓰기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오는데 일주일정도 걸렸다. 와…나 말 진짜 많구나…